나도 번역해 보았다./일본문학번역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

도로보네코 2012. 1. 5. 14:20

 

 

비에도 지지 않고(雨ニモマケズ)

 

번역자: 도로보네코

직역, 의역, 오역의 삼위일체를 통하여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입니다.

번역본은 底本:「【新】校本宮澤賢治全集 第十三巻(上)覚書・手帳 本文篇」筑摩書房판 입니다.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쪽지나 메일로 알려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비에도 지지 않고

 

미와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구름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은

건강한 신체를 지녀

욕심 없이

결코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고는

하루에 현미 네홉과

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으며

온 갖가지 일에

자신을 계산에 넣지 않으며

보다 잘 듣고 깨달으며

그리하여 잊지 않고

들판의 소나무 숲 그늘에

작은 짚으로 진 초가에 살며

동쪽에 병든 아이 있다면

가서 간호해 주고

서쪽에 지친 어미 있다면

가서 그 볏단을 지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다면

가서 두려워 않아도 된다 이르고

북쪽에 다툼이나 소송이 있다면

부질 없으니 그만하라 이르고

가뭄에는 눈물을 흘리며'

추운 여름에는 걱정스레 걸으며

모두에게 등신이라 불리며

칭찬받지도 못하고

골칫거리도 되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나무무변행보살

나무상행보살

나무다보여래

나무묘법연화경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정행보살

 

미야자와 겐지는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의 작가로 유명한 문학가입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당시 농민들의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지식인이었다고합니다. 당시가 근대화의 시기였으니 어찌보면 계몽주의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시는 미야자와 겐지의 사후에 발견된 시입니다. 시를 읽다보면 분위기나 채식을 말하는 모습과 뒷 부분의 불교경전의 글은 당시 불교에 심취한 겐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합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인물검색 미야자와 겐지

(시는 옛날 글씨체도 있는지 복사할 때 깨지는 현상이 발생하여 프린트 스크린으로 올렸습니다.)

 

 

오마케:「ヒデリ」,「ヒドリ」논쟁

 작품의 24연 '가뭄에는 눈물을 흘리며'-제가 ' 로 표기한 시구-라는 부분입니다. 제가 참고한 저작에서는 ヒドリ[hidori]라고 나오는데 주로 한국 넷상에 돌아다니는 저작에는 ヒデリ[hideri]라고 나옵니다. 이 부분은 학자들 사이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인데요.

 궁금해서 조사해보니 겐지의 원문에는 히도리로 나온다고 합니다. 이후 학자들이 교열하는 과정에서 오기로 보고 히데리로 교열을 했다고 합니다.  일어원문을 읽기 귀찮은 관계;;로 자세한 조사는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중들이 읽는 판본으로는 히데리(가뭄)으로 표기하는 것이 추세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히도리라 표기하는 매니아층에서는 히도리는 사전에서는 '일정'이라고 번역이 나오지만,  그의 고향 이와테현 하나마키에서는 폭염에 의한 눈에 병이 생기는 현상을 'ヒドリマゲ[hidorimage]'라고 칭하며-한국에서는 용접에서 눈이 아파지는 것을 '눈뻥' 혹은 '아다리'라고 표현하기도 하죠-현재도 용접계열 종사자들은 이 말을 사용하기에 시에서 언급되는 여름의 시구와 대응해서 히도리라는 말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에 이렇게 읽는다고 합니다.

 

후자로 해석하자면 눈에 '폭염에는 눈물을 흘리며'(정확히 말하면 강렬한 태양빛에 눈이 사단이 나서 아파하는 듯이 눈물을 흘리는)라고 해석을 해야 할까요?

전자로 해석을 하면 가뭄이라는 농민의 고통만을 이야기하지만,  후자의 해석(제 주관적 해석)으로 하면 겐지의 사적허용으로 인정할 수 있다면 농민의 아픔에 가뭄의 태양빛이라는 시각적 심상을 통각적(?) 심상으로 전환하여서 표현한다고 보면 좋지 않을까합니다.

 게다가 빛으로 인하여 눈에 병이나면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게 됩니다. 그렇기에 농민의 고통이 단기적이거나 혹은 내면적 정서의 고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신을 아프게 만들기에 나오는 눈물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겐지의 정서에 더 맞지 않을까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글로 번역할 만한 말이 없다는 거에요!!!!!! 아놔;;)

 

 어느 쪽이 되었든 여러분 취향으로 해석하시구료! 나는 모르겠오!